담배기업 CSR CSR과 기업홍보의 관계? p.12 과연 공익적인 목적일까

SR Magazine
Korea Social Responsibility Institute
2014 . 09
담배기업 CSR
과연 공익적인 목적일까?
p.6
CSR은 없다
핸드스튜디오
CSR과 기업홍보의 관계?
p.26
p.12
아이스버킷첼린지
어떻게 성공했을까? p.38
CSR, My Life
우리의 일상과 가까이 있는 CSR
04 왜 우리는 지금 共有에 주목하나?
06 담배기업의 윤리경영 이슈
CSR? CSR!
CSR을 이야기 하기 전, 우리가 알아야 할 이슈
8월호
12 CSR과 홍보
18 제15회 코스리 포럼
발행인
21 BCBC 비만방지 위해 Coolective Impact 창출
24 CSR 실천을 위해 필요한 부서별 역할
이종재 대표
편집인
손동영 소장
CSR, My freind
코스리가 만난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
편집
김환이 양지원 이승균 한지희 연구원
김효진 이도은 객원연구원
26 핸드스튜디오
발행처
30 토닥토닥협동조합
코스리 (한국SR전략연구소)
서울시 동작구 여의대방로 62길 1
34 콘삭스
02 - 799 - 6751
36 아시안 허브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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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LUMN
38 아이스버킷 챌린지는 어떻게 성공했나
SR Magazine · 2
SR와이어
www.srwire.co.kr
3 · SR Magazine
“
CSR, My Life
왜 우리는 지금 共有에 주목하나?
재화와 서비스를 소유하지 않고, 서로 빌려주고 빌리는 경제시스템인 공유경제가 새로운 비즈
니스 모델로 주목받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얼티미터 그룹이 지난 6월 미국 신생 벤처기업을 조
사한 결과, 68%가 공유경제의 성격을 지니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전 세계적으로 운송, 금
융, 공간, 교육, 여행 등 다양한 분야에서 공유기업이 탄생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스태티스타
는 지난 6월 차량을 공유하는 ‘우버’의 기업가치를 182억달러로, 테크크런치는 지난 4월 집을
공유하는 ‘에어비엔비’의 기업가치를 100억달러로 각각 평가했다.
국내에서도 공유경제와 관련해 다양한 토론이 이루어지고 있다. 지난 4일 미래창조과학부, 서
울시 주최로 열린 ‘스마트클라우드쇼 2014’에서는 총 2일간 두 번의 세션에서 국내외 전문가
와 함께 공유경제의 개념과 흐름을 살펴보는 시간을 가졌다. 특히 이 행사에서는 공유기업을 위
한 법과 제도 개선 컨퍼런스가 주목을 끌었다. 지난 16일에는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코리아 주
최로 ‘2014 CC 코리아 국제컨퍼런스’가 개최돼 공유와 창작, 도시 사람을 주제로 다양한 강
연이 열렸다.
공유경제가 기업 중심으로 이야기되는 것과는 대조적으로 국내에서는 서울시가 공유경제 활성
화를 위해 나서고 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지난 2012년 서울시를 공유도시로 선언하고 관련
공유촉진조례 제정안을 입법 예고한 바 있다. 박 시장은 지난 18일에는 윤종수 글로벌 크리에
이티브 커먼즈 이사와의 대담에서 “그동안 제대로 보존되지 않았던 서울시의 자료들을 분류, 수
집하고 공유하기 위해 서울 아카이브를 만들었고, 300억~400억원을 들여 은평구의 옛 질병관
리본부 자리에 건물을 만들 생각”이라고 밝혔다.
코스리는 이번 연속 기획을 통해 기존 산업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판단되는 공유경제의 사례
들을 살펴본다. 차량을 공유하는 ‘우버’, 집을 공유하는 ‘에어비엔비’, 교육을 공유하는 ‘에드엑
스’가 대표적이다. 또 대규모 자본력을 가진 글로벌 공유기업과 경쟁하는 처지에 놓인 국내 신생
공유기업들과 인터뷰를 통해 그들의 생존 전략을 알아본다.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공유경제는 시
장 판도를 바꾸고 개인의 삶을 변화시킬만한 힘이 과연 있을까? _이승균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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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 SR Magazine
CSR, My Life
담배기업의
윤리경영 이슈
담배기업의 CSR은 보통 3가지 카테고리 즉 윤리경영, 환경경영, 사회공헌으로 나뉜다. 담배
기업의 윤리경영은 윤리강령(Code of Conduct)활용여부, 책임있는 마케팅(Responsible
Marketing), 담배 관련 이슈에 대한 체계적 대응(Risk Management), 인체에 덜 해로운 니
코틴 제품 개발(R&D) 및 판매 등이 주를 이룬다.
담배기업의 사회적 책임
담배는 유해제품으로 상품의 개발, 마케팅, 판매에 규제가 엄격하다. 특히 담배기업들은 담배
어떤 목적에
산업의 핵심문제인 ‘담배가 건강에 미치는 영향력’에 민감하다. 각 기업은 니코틴 중독을 일으
기반을 두어야 할까?
키는 독성물질(Toxicants)의 함량을 줄인 담배 혹은 담배가 아닌 다른 니코틴 상품을 개발하는
것을 윤리경영의 한 부분으로 인식하고 있다. 그러나 인체에 덜 해롭다고 해서 해롭지 않은 것
은 아니기에 홍보와 판매에 적극적일 수 없다. 또 홍보와 판매는 미성년자 흡연문제와도 직결된
전 세계적으로 CSR(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지속가능한 비
다. 여기에서도 CSR이 중요하게 다뤄진다. JTI, PMI, BAT는 각각의 마케팅코드(Marketing
즈니스(Sustainabe Business)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있다. 다국적 글로벌 기업들은 매년 지속
Code)를 정하고, 이 규범을 준수하는 선에서 홍보와 판매를 진행하고 있다.
가능보고서, CSR 보고서를 발간하며 윤리경영, 환경경영, 사회공헌이란 이름아래 다양한 활동
을 펼치고있다. 코스리와 Mysc가 공동으로 진행한 2014년 국내기업 CSR현황 설문조사에 따
기업의 윤리경영 측면에서 핵심이슈는 ‘과학적 근거자료의 타당성’ 문제와 ‘아동노동’ 문제다.
르면 대다수 기업의 CSR은 기업의 평판제고를 가장 목적으로 한다. 2013년 미국 보스턴칼리
해외 담배기업들 뿐 아니라 우리나라의KT&G 역시 얼마전 과학적 근거자료와 관련해 국민건
지 기업시민센터(BCCCC)의 설문에서도 미국의 글로벌기업들은 평판제고를 위해 윤리경영, 환
강보험공단으로부터 고소장을 받았다. 담배 유해물질에 관한 과학적 사실이 은폐되거나 과장
경경영, 사회공헌 등에 관심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된 정보가 유출됐을 때, 이는 담배기업 최대의 비윤리적 행위로 간주된다. BAT와 PMI는 지속
가능경영보고서를 통해 실제로 대중들에게 제시할 수 있는 정확한 ‘과학적 근거’를 찾는 데 최
담배기업의 CSR은 어떨까. 이들도 기업의 이미지제고를 위해 CSR이 필요할까? 이미지를 좋
선을 다하고 있다고 언급하고 있다.
게해 소비자로부터 더 많은 수요를 일으키는게CSR의 지향점이라면 담배기업들은 과연 그런 목
적을 달성하고있을까? 사실 전세계적으로 담배매출은 제조기업의 이미지와 무관하게 점차 위축
담배기업은 보통 아르헨티나, 브라질, 아프리카 말라위, 그리스, 미국 등지의 담배농장에서 수
되고 있다. 담배기업의 사회적 책임은 어떤 목적에 기반을 두어야 할까?
확한 담뱃잎을 상품화한다. 특히 말라위 담배농장에서는 오래전부터 아동노동 착취 문제가 대
두되고 있다. JTI, BAT, PMI 모두 아동노동문제에 반대의사를 표현하고 있지만 현지에서는 여
전히 아동노동이 사회적 문제로 간주된다. 제대로 된 실천이 뒤따르지않음을 뜻한다. (이 부분
은 기획기사 3편에서 자세히 설명한다)
담배기업의 환경경영은 일반 기업들과 마찬가지로 환경발자국(Environmental Footprint)을
줄이기 위해 장기적 목표를 세우고 필요한 절차들을 밟아가고 있다. 예를 들어, PMI는 2015년
까지 에너지 사용 및 이산화탄소 발생량을 20% 줄여 2020년까지 이산화탄소 발자국을 30%
감축한다고 발표했다. JTI의 경우 물 사용량 감축을 위한 환경경영 방침이 두드러진다. 1995
3대 다국적 담배기업 필립모리스인터내셔널(Philip Morris International PMI), 재패니즈타바
년부터 물 사용 데이터를 꾸준히 기록해 모니터링해 왔으며 물을 재활용하는 방안을 모색했다.
코(Japanese Tobacco Inc JTI), 브리티시아메리칸타바코(British American Tobacco BAT)
특히 말라위 지역 담배공장에 자체적으로 물을 재활용해 지속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설비(on
등의 2013 지속가능보고서를 통해 담배기업들의 CSR 현황을 정리했다.
site treatment plant)를 구축, 제조과정에서 물 사용량을 줄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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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담배기업의 사회공헌 현황을 살펴보자. BAT, JTI, PMI의 지속가능경영 보고서는
BAT는 “담배산업에 대해 과장된 사실들, 오해들을 풀기위
미성년자 금연교육, 재난지역에 대한 금전적 지원 등을 사회공헌실천의 사례로 제시하고있다.
해 과학적 근거를 찾고 소비자들에게 제시할 수 있도록 노력
미성년자 금연교육을 사회공헌으로 봐야하는지, 재난지역을 돕는 것이 담배기업이 사회공헌 형
할 것”이라고 말한다. 특히 니코틴을 질병의 원인으로 보기
태로 얼마나 진정성이 있는지 의문이 들 수 있다. 그러나 담배기업에 얽힌 다양한 이해관계자를
어렵다는 근거를 제시하는 한편, “니코틴이 적은 상품을 개
고려한다면 이를 단순히 비판할 문제는 아니다. 우리나라 KT&G는 상상마당, 상상유니브 등을
발하기 보다는 중독성을 유발하는 물질을 줄이는데 집중할
통해 청년들의 문화예술 산업을 지원하고 있다. 담배 기업이 진정성을 갖고 특정 사회문제 해결
것”이라며 사업 방향의 타당성을 강조하고 있다.
에 도움이 되고자 한다면 어떤 형태의 사회공헌이든 문제가 되지는 않는다. 물론 사회공헌을 통
해 기업 이미지를 개선하고자한다면 담배기업들이 원하는 성과를 얻기 어렵다.
PMI 역시 “인체에 덜 해로운 담배 개발에 힘쓰고 있으며 이
런 개발에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BAT에 비해 다
서울대학교 CSR 연구 동아리 ‘SNU CSR 네트워크’의 ‘담배산업의 CSR 지속가능여부 도출’
양한 정보를 공개하고 있지는 않았으나 웹페이지를 통해 이
설문에 따르면 담배기업의 사회공헌활동이 노출돼 마케팅효과를 가질 때 오히려 기업 이미지
부분을 거듭 강조하고 있다.
에 나쁜 영향을 미친다. 흡연자와 비흡연자 모두에게 ‘마케팅효과’쯤으로 여겨지는 담배기업의
사회공헌이라면 기업 이미지에 타격을 준다는 뜻이다. 담배는 좋은 이미지를 얻는다고 소비자
담배산업이 사라지지 않는 한, 인류 건강을 고려한 니코틴 제품 개발은 담배기업으로서 최대한
나 잠재적 소비자의 구매욕구가 커지는 산업이 아니기에 ‘사회공헌’을 통한 CSR은 매우 조심
의 노력일 수 있다. 그럼에도 소비자들이 담배기업의 노력에 비판적일 수밖에 없는 이유는 다
스러운 부분이다.
음과 같다.
E-담배 안정성에 대한 정확한 과학적 근거 부족
E-담배는 흡연자가 담배를 흡입하면 흡입력에 의해 담배 내부의 센서가 작동해 배터리가 켜
노력하는 담배기업, 비판적인 소비자
진다. 동시에 E-담배는 순 니코틴액을 수증기로 발생시키는데 흡연자는 이 수증기를 흡입하게
된다. 기존 담배는 타르, 벤젠 등의 발암물질을 포함하고 있어 흡연자에 치명적 손상을 주는 것
담배회사가 인체에 덜 해로운 니코틴 제품을 개발하는 것 역시 그들의 윤리경영 가운데 하나로
은 물론, 간접흡연도 유발한다. 기존 담배에 비해 E-담배의 유해도가 낮은 편이란 주장의 근거
여겨진다. 브리티시아메리칸타바코(BAT)의 2013년 지속가능경영보고서와 필립모리스인터네
다. 그러나 E-담배를 두고 논쟁이 뜨겁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최근 E-담배에 관한 보고서
셔널(PMI) 웹사이트는 ‘Harm Reduction’이란 이름아래 “윤리적 제품 개발 및 판매에 노력하
를 발표했는데, E-담배가 해롭지 않다는 과학적 근거가 나올 때까지 실내 사용을 제한하고 과
고 있다”고 밝혔다.
일 향 등의 향료를 첨가해선 안된다고 경고했다. 또 니코틴 함유량이 낮은 E-담배일지라도 자
주 사용하게 되면 평균적으로 15번 흡입할 때 섭취하는 니코틴 양이 일반 담배 한 모금에 포함
BAT의 경우는 특별히 ‘Why it matters’라는 보고서를 추가적으로 발간했는데, 여기서 담배가
된 니코틴 양과 비슷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주장이다.
인체에 미치는 영향, 니코틴의 무해성, 다른 독성물질의 위험성 등 담배와 흡연에 관한 사실들
을 공개했다. 보고서에서 BAT는 ‘담배를 끊든지, 아니면 죽든지(Quit or Die)’ 식의 커뮤니케
담배기업들은 이 부분에 대해 강력히 반대할 수 있는 과학적 근거를 찾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이션은 무의미하다고 말한다. BAT는 ‘니코틴 대체상품 개발’과 ‘중독성이 낮은 담배상품 개발’
BAT의 바이프(Vype)나 ㈜한국전자담배 베일(Veil) 모두 웹사이트를 통해 안정성에 대해 언급
이라는 2가지 핵심전략을 갖고있다고 밝혔다. 지난2010년 BAT는 니코벤처(Nicoventure)라
하고 있지만 反전자담배를 주장하는 과학자들의 의견에 반박하는 과학적 근거자료는 공개하
는 기업을 설립, 기존 일반담배 사업체와 분리했다. 니코벤처는 인체에 무해한 니코틴 대체상품
고있지 않다.
을 개발해 금연을 원하는 흡연자들을 돕는 기업이다. 현재 니코벤처는 바이프(Vype)라는 E-담
배(전자담배)를 개발, 판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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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뮤니케이션의 한계
건강문제도 큰 이슈다. 담뱃잎을 재배하는 농부들의 피부에 니코틴이 침투해 발생하는 담뱃잎
담배기업들은 커뮤니케이션의 측면에서도 두 가지의 어려움을 겪는다. 우선 어떤 이유에서인지
농부병(Green Tobacco Sickness)은 니코틴 중독을 유발한다. 아동 노동자에게는 더 치명적
알 수 없으나 담배기업들은 대중이 원하는 과학적 근거를 충분히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당연히
이다. 한 조사에 따르면 미국 담배농장에서 일하는 7세 이상, 17세 이하 아동들이 니코틴중독
원활한 의사소통에 한계가 있다. 이해관계자들과 소송문제가 자주 불거지는 이유다.
으로 인한 구토, 메스꺼움, 어지러움증을 호소하고 있다.
또 다른 문제는 커뮤니케이션 규제가 엄격하다는 현실에 있다. 만약 담배기업이 정말 혁신적인
다국적 3대 담배기업인 BAT, JTI, PMI는 아동노동금지 규정을 철저히 하고 있다. JTI와 PMI
무해한 제품을 개발했더라도 담배회사의 이름을 걸고 제품을 적극적으로 홍보하는 것은 거의 불
의 경우, 아동노동 문제의 심각성을 인지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전개하고 있다. JTI는 개발도상
가능하다. BAT, JTI, PMI 모두 윤리강령과 마케팅코드가 정하는 범위 내에서 제품을 홍보,판매
국, 혹은 제3세계 아동노동의 근본원인을 ‘불안전한 경제구조’에서 찾는다. 농부들에게 최대한
할 수 있다. 보통 담배회사는 제품 이름을 담은 광고를 내보낼 수 없으며, 특히 TV에서는 극히
의 이윤을 남겨주는 것이 아동노동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는 방안이라고 말한다. 또 아동
제한된 시간에만 노출이 가능하다. 흡연율을 줄이는데 신제품이 도움이 될 수 있다고 해도 대중
들이 제대로 된 교육을 받고 지역경제에 도움이 되도록 유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JTI
들에 쉽게 노출할 수 없으니 이 역시 담배회사의 한계로 볼 수 있다.
는 ARISE프로그램을 통해 아동 교육에 필요한 물품을 제공하고 방과후 학습을 지원한다. 필
요에 따라 장학금도 준다.
담배기업들의 윤리경영 이슈 중 빼놓을 수 없는게 아동노동이다. 담배기업은 보통 담배농장에
서 담뱃잎을 구매해 담배를 제조,판매한다. 담배농장의 인권문제에 기업이 직접적으로 책임질
2013년 JTI가 공개한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 따르면 ARISE 프로그램으로 브라질과 말라위 아
이유는 없다. 그러나 최근 소비자들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이란 이름으로 기업에 윤리경
동 2981명에 학업의 기회를 제공했고, 특히 590명을 농업관련 학교에 진학시켰다. PMI는 노
영을 요구하고 있다. 기업 내부의 윤리경영은 물론, 기업의 수많은 이해관계자들과 관계에서도
동규범 Agricultural Labor Practices(ALP)을 명시하고 규범이 실제로 영향력을 갖도록 노력
윤리적 태도를 요구한다.
하고 있다. PMI는 2900명의 현장 전문가들을 훈련시켜 28개국의 담배농장으로 파견한다. 또
농장주들에게 ALP의 필요성을 설명하고 실천할 수 있도록 방안을 제시한다.
PMI는 아동노동 문제를 사회경제 및 사회문화의 문제로 간주한다. JTI처럼 ‘지역사회 주민들의
담배기업들의 아동노동 대처
삶의 질이 개선될 때 아동노동 문제도 해결될 수 있다’고 믿는다. PMI는 펀딩프로그램을 구축
해 담배농장에 종사하는 농민들의 삶에 금전적 도움을 주고있으며, Eliminating Child Labor
in Tobacco Growing(ECLT)라는 재단을 설립해 농민들과 파트너십을 맺고 그들의 인권을 보
아동노동을 규제하는 법규는 나라와 문화마다 다르다. 국제법상으로는 18세 미만 아동의 노동
호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을 금지하고 있다. 국제노동기구(International Labour Organization ILO)는 각 나라의 정부
가 스스로 ‘아동들에게 위험한 노동이 무엇인지’ 규정하도록 하고 있다. 문제는 가족중심으로 운
이처럼 다양한 노력에도 인권단체와 소비자들은 담배기업들에 더 적극적인 태도를 요구한다.
영되는 농업 형태에서 아동노동 규제가 쉽지 않다는데 있다. 노동력이 부족해 가족 구성원 모두
말라위의 경우, 말라위 정부는 담배산업으로 인한 외국 자본의 유입을 중요시하기에 담배산업
를 동원하는 경우, 정부가 이를 규제할 수는 없다. 미국의 경우, 부모는 자녀가 농장 일에 필요
규제에 매우 소극적이다. 기업이 아무리 담배농장들과 윤리 규범 내에서 계약을 이행해도, 적
하다면 아동의 나이에 상관없이 일을 시킬 수 있다. 그러나 한국과 마찬가지로 13년간의 의무교
극적인 모니터링이 없다면 아동노동문제 해결이 어렵다는 지적이 많다. 많은 인권단체와 소비
육이 법으로 정해져있어 자녀가 농장에서 일을 한다고 해도 최소한의 교육을 보장해줘야 한다.
자들은 아동노동 종식을 위해 지역 정부, 생산자, 구매자를 포함하는 다자간 협의가 중요하다고
반면 아프리카 말라위 같은 제3세계 국가는 아동들의 의무교육이 법적으로 정해져있지 않아 어
말한다. 영향력이 큰 기업일수록 지역 정부에 엄격한 법규제정을 요구하고, 생산자와 구매자는
린 나이부터 농장 일이 자연스러워진다.
이 규범을 정확히 지켜나가야 한다는 것이 그들의 주장이다. _ 한지희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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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 SR Magazine
CSR활동과 홍보는 상호적 유기성을 가지고 있다. 홍보는 수많은 이해관계자들과의
관계를 관리하면서 이를 통해 다양한 조직의 대응 활동을 총괄하는 것인데 CSR의
개념에서도 기업과 다양한 이해관계자간에 발생하는 리스크를 관리하고 상생할 수
있도록 책임경영을 하는 것과 유사하다고 볼 수 있다.
홍보는 객관적 사실을 전달하는 지식제공, 새로운 내용에 대한 무관심 극복의 관심유
도, 잘못된 편견을 없애고 사실을 객관적으로 알리면서 긍정적인 이미지를 유도하고
상호간의 오해와 갈등을 커뮤니케이션으로 해소하고 적대감의 원인을 찾아 이해하
는 목적을 가지고 있다. 기업활동관점에서 CSR의 가장 큰 목표 중 하나가 기업 명성
확보라면 홍보의 목적과도 부합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많은 기업들
이 사회적 위기에 직면하면 이를 극복하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하는 경우가 많아 위기
모면용이나 면죄부성 사회공헌활동으로 비춰진 사례가 많았다. 많은 기업들이 CSR
을 홍보로 사용하면서 ‘그린워싱’을 하기도 한다. 그러다 보니 사회공헌활동을 하는
기업을 보는 시선은 좋은 일 하는 착한기업이라는 긍정적인 경우도 있지만 사회공헌
활동에 대해 보여주기식 활동이 아니냐는 비난과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기도 한다.
하지만 CSR을 사회적 관점에서 봤을 때 가장 중요한 목표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활
동을 통해 지속가능성을 만들어 가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홍보의 도구로 CSR
을 활용하는 것이 아닌 CSR에 맞는 홍보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 CSR활동을 사실
그대로 소비자와 이해집단에 알리고 공감을 얻는 것으로서 CSR의 참여를 증대하고
긍정적인 이미지를 구축해 나갈 수 있는 것이다
CSR?CSR!
CSR과 홍보
기업에서 CSR을 홍보로 이용하는 까닭은?
CSR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라는 사전적 의미를 가지고 있다. 기업이 지속적으로 존속하기 위
해 이윤추구 이외에 법과 윤리를 준수하고 이해관계자들의 요구에 적절히 대응함으로써 사회에
기업의 92%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책임 있는 활동을 의미하는 것이다. CSR은 기업 활동을 통해 발생하
CSR 활동으로
는 사회적, 경제적 문제를 해결함으로써 기업의 이해 관계자와 사회일반의 요구나 기대를 충족
시켜 주어야 하는 기업행동의 규범적 체계를 의미한다.
평판제고 효과 기대
2014 한국 기업의 CSR 현황’ 설문조사에서 CSR 활동으로 달성하고자 하는 목표는 다양하나
실제 기대효과는 기업평판 제고에 집중되어 있다고 나타났다. 지역사회공헌(77%), 기부 및 자
선활동(75%)은 기업들이 CSR활동을 통해 이루고자 하는 목표로 가장 많았으며, 이 외에도 다
양한 목표가 있지만 CSR 활동으로 기대하는 실제 효과는 기업평판 제고(92%)라고 응답한 기
업이 가장 많다. 2013년 기업평판제도가 4.4점으로, CSR 기대효과에서 가장 커 기업들은 기
업평판제고를 가장 중요하게 고려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CSR이 홍보수단으로 전락
홍보는 기업이나 단체 , 관공서등의 조직체가 일반 대중들과의 관계를 좋게 하기 위해서 하는 행
할 가능성이 있음을 암시하며 CSR을 경영전략 차원에서 보다 깊이 고민해야 할 필요가 있다.
위와 기능 등을 의미합니다. 일반대중들의 이해와 협력을 얻기 위해 목표방향과 의지를 커뮤니
케이션 수단으로 선전하고 설득하는 활동이다.
SR Magazine · 12
13 · SR Magazine
GlobalScan, 동아시아연구원, 사회적기업연구소가 주최한 <RADAR 2013> 설문
조사에서 한국 대기업들의 CSR 관련 지출은 지속적으로 증가하지만 이러한 노력
사회공헌 3조 시대
이 기업 평판과 이미지 개선으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는 결과가 발표되었다. 전경련
커저가는
<사회공헌백서>에 따르면 2011년 222개사의 사회공헌지출 총액이 3조 1,240억원
대기업 불신
즉, 2000년대 중반을 기점으로 기업의 CSR 관련 정보의 접촉 빈도가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어 기업과 소비자 간의 직접적인 쌍방향 소통 매체와 방식을 고민해야
한다.%)이 기업의 CSR 활동을 접해 본 경험이 별로 없다고 응답했다. 소비자들과
에 달했지만 이에 반해 기업 신뢰도와 이미지는 낮게 나타났다. 국제기구, NGO, 정
사회구성원들에게 CSR 활동 정보가 원활하게 제공되지 못한다.
부 등 다른 기관에 비해 2012년, 2013년 한국 대기업 신뢰도가 44%에서 38%로
유일하게 하락했다. 업종별 활동에 대한 평가의 차별성이 사라져 CSR 평판도 전체
적으로 하향평준화 경향으로 나타났다.
외부와 소통하는 CSR, 내부와 합의하는 CSR
대기업
38%
실제 CSR보고서를 살펴봄으로써 기업평판을 제고하는 소비자는 거의 없다. 소비
44%
자는 기업의 CSR 성공여부에 관심이 있고 핵심 목표가 있는 것이 아니라 제품 소
정부
48%
비 시 높은 소비의식으로 좀더 괜찮은 브랜드의 제품을 구매하려고 할 수 있기 때문
2013
이다. 하지만 제품별로 선택 기준이 다를 수 있음. 운동화를 Nike, NB, Adidas 에
2012
42%
서 사려고 하지 CSR의 정도 여부로 결정하지 않는다. 제품의 기능, 브랜드 이미지
유엔
를 모두 동시에 고려한다.
79%
74%
* Globescan, 동아시아연구원, 사회적기업연구소 <RADAR 2013> 한국조사<2013>.
응답에 참여한 국민들의 80%는 기업 CSR 활동의 목적을 사회에 대한 기여가 아닌
진정성 위기
이미지 개선으로 인식하고 있다고 밝혀졌다. 사회적 가치가 아닌 경제적 가치(평판
CSR 활동에 대한
과 이미지 개선)를 실현하는 것으로 기업 CSR 활동에 대한 진정성을 전반적으로 부
정적인 평가를 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는 소비자들이 개별 기업의 CSR 활동에
소통 채널 필요
소비자와 소통하는
기업의 노력에 대한 이야기는 진정성이 있어야 하고, 행동에 따른 임팩트를 평가받
CSR 플랫폼 필요
고있음을 보여줘야 한다. 제시하는 것 자체로 충분하지 않다. 인증라벨 같은 증거를
내놓아야한다. 이해관계자들은 제품 품질과 연관된 실질적 정보를 더 가져야 한다.
소비자와 소통하는 CSR 플랫폼이 필요하다.
커뮤니케이션 실무자들은 지속가능성 캠페인을 종종 잘못 판단하고 있다. 그들의 지
대해 접할 수 있는 정보 채널이 미비하며 소비자와의 커뮤니케이션이 잘 이뤄지지
속가능성 캠페인은 구속적이며, 지루하고, 위선적이다. 흥미롭지도 않다. 그들은 잘
못한다는 것을 암시한다. 2013년 조사에서 과반수 이상(55%)이 기업의 CSR 활동
못됐다. 많은 전문가들이 강조한대로, 지속가능성 이슈에 대해 의사소통하는 것은
을 접해 본 경험이 별로 없다고 응답했다. 소비자들과 사회구성원들에게 CSR 활동
혁신적, 창의적이고 동기를 부여할 수 있어야 한다.
정보가 원활하게 제공되지 못한다.
마지막으로, 많은 전문가들은 CSR 보고서가 괴물(monster)이 되었다고 생각했다.
현재 대부분 기업들이 ISO 26000, GRI 지속가능보고서, 유엔 글로벌콤팩트 등
기업의 환경적, 사회적 공헌 및 지배구조 (extra-financial) 평가기관을 위해 만들
이 제시하는 국제표준 가이드라인에 맞춰 자신의 CSR 활동 보고서를 작성하고 있
어진 것으로 본다. 일부 전문가들은 기업들이 커뮤니케이션 플랫폼을 만들도록 촉
으며, 홈페이지를 통해 CSR 보고서를 볼 수 있다. 그러나 응답자 대부분이 소식을
구한다. 적절한 통로를 통해 CSR의 결과와 공헌내용, 기업의 사회적 목표를 이해관
접하는 정보 매체는 언론 보도(85%), 기업 광고(62%), 인터넷 매체(55%)에 한정
계자에게 보여주고 관심을 끌기 위해서다.
되어 있다. 기업들이 소통 매체로 중시하고 있는 CSR 보고서나 CSR 관련 홈페이
지도 실제 소비자들이 접하는 비율은 각각 35%, 18%에 그쳤다. 소비자들은 기업
들의 CSR 커뮤니케이션으로 온·오프라인 언론매체와 광고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
SR Magazine · 14
15 · SR Magazine
지역사회 공동체와
장기적인 커뮤니케이션
중요
사회공헌비의 지출이 증가하고 지역사회발전을 위해 비영리기구와 협업하려는 기업
의 움직임이 있다는 자료를 찾아보면 소통을 잘하고 있고 못하고 있고를 판단할 수
있는 기준이 없다. 따라서 기업이 ‘하는 것’에 의미를 두려고 하는 경향이 높다. 우리
나라 CSR형태는 사회공헌, 재단설립 형태로 출발하고 있기 때문에 이에대한 움직
임이 일어나고 있는 것은 인정하나 재단의 측에서는 ‘예산을 다 사용하자’의 목표를
가지고 있는 것이 현실. 예산의 전략적 사용 혹은 지역사회와의 장기적 커뮤니케이
션의 중요성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강조할 필요가 있다.
CSR은 종업원
만족과 직결
국제적인 여론조사기관 글로브스캔(GlobeScan)의 켈리 맥엘하니 이사는 자신의
저서 ‘Just Good Business’에서 이렇게 주장한다. ‘연구를 해볼수록 CSR은 종
업원 만족과 직결돼있다’ 종업원들은 직장에서 일하고 월급받는 것 못지않게 사회
적, 환경적 이슈에 조금이나마 기여하는 것에서도 기쁨을 느낀다. 글로브스캔의 이
연구를 보면, 많은 종업원들은 자기 회사의 CSR 활동을 전해들으며 아주 기초적인
수준에서나마 CSR 활동에 참여하고있다고 느낀다. 그러나 최근 좀 다른 경향이 나
타나기 시작했다.
벨그룹 CSR을 영상으로 소개
예를 들어 최근 글로브스캔의 레이더서베이(Radar survey)를 보자. 전세계적으로
대부분의 종업원은 자신의 회사가 더 사회적으로 책임있는 기업이 될수록 직원으로
치즈제조업체 벨그룹(Bel Group)은 웹사이트에 다양한 교육 영상을 올렸다. 간단
서 자부심을 느끼고 동기부여를 얻는다는데 동의한다. 그러나 반대 트렌드도 생각
하고 시각적인 방식으로 CSR이 무엇인지 설명하고 그룹의 다양한 공헌활동을 안내
해봐야한다. 전세계적으로 회사의 CSR 활동에 참여하면서 자부심을 느낀다고 답
하고 있다. 이런 정보는 CSR에 대해 아는게 없는 모든 사람들(대부분 사용자들이
한 비율은 점차 하락하고있다. 2012년 우리는 대기업 종업원들에게 그들의 회사가
속한다), 그리고 글로 된 자료를 절대 읽으려 하지않는 사람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
CSR 활동에 대해 제대로 알려주고있는지를 물었다. 대부분 종업원들은 ‘어느 정도
다. 주제를 깊이 알고자 하는 사람들은 더 자세한 사항을 비디오로 볼 수 있으며, 전
(somewhat)’라고 모호하게 답했다. 74%쯤 된다. “우리 회사가 사회적, 환경적 책
문가들은 그 내용에 대해 컨설팅해준다.
임에 대해 말하는 것과 우리가 실제 행동하는 것 사이에 갭이 있다”는 의견에 동의
하느냐고 물었을 때 58%가 ‘실제 갭이 존재한다‘고 답했다. 다시 심기일전 해 기업
제3자가 기업에 강제하는 '소비자와 소통하는 CSR 채널'
기업의 CSR 활동은 소비자와 직접적으로 연결되는 경우는 드물다. 그러나 미국
의 사회적기업 GOOD GUIDE는 기업의 CSR 활동이 소비 행위와 바로 연결될 수
있도록 해준다. 미국의 소매체인 타겟이 업종내 전문가, 판매업자, 비영리기구 등
과 함께 2년의 개발기간을 거쳐 ‘지속가능한 제품 표준’을 도입해 온라인 사이트
‘Goodguide.com’에 게시했다. 이 사이트에서 소비자는 제품의 건강 뿐 아니라 제
품의 환경영향 점수, 사회적책임 점수를 공개하고 있어 제품을 구매하려는 고객에게
기업의 CSR 활동을 숫자로 표현해 준 것이다. 기업이 직접적으로 소비자와 소통하
기 위해 만든 채널은 아니지만 충분히 응용할 수 있는 사례가 된다.
이 그들의 CSR 활동과 지속가능성 노력에 종업원들을 깊숙이 끌어들인다면 그 반대
결과를 기대해도 될까? 글로브스캔이 여러 개인고객들과 수행한 리서치에 따르면 기
업들은 종업원들을 CSR 활동에 개입시키는데 많은 투자를 하고, 성과를 극대화하려
노력하지만 실제 회사의 의지나 활동에 대해 그들과 제대로 소통하지는 못하고 있다.
더구나 종업원들은 회사의 지속가능성 전략에 참여하는 것뿐 아니라 자신들의 삶이
더 지속가능해지도록 회사로부터 교육을 받는 것도 기대하고 있다. 2012년 대기업
종업원의 83%가 이걸 중요시한다고 밝혔다. 공적 영역, 사적 영역, 비영리 영역들
은 모두 구성원, 소비자, 일반대중들을 설득하고 교육해야할 상황에 직면해 있다. 공
급측면에서 변화를 위한 견인차가 필요하다. 대기업들로선 창조적인 청중들을 위해
교육프로그램을 실행해야한다. 글로벌기업에서 지속가능성을 주도하는 집단들은 기업
의 내부적 참여전략을 우선적으로 최적화하도록 여러 조언을 받고 있다.
SR Magazine · 16
17 · SR Magazine
제15회 코스리포럼
진정성 있는
CSR 담론 확산
CSR과 진정성을 주제로
사회공헌활동의
방향성을 모색
제15회 코스리(한국SR전략연구소 KOSRI) 포럼이 지난 8월
김 팀장은 “기업의 사회공헌에 대한 진정성도 우리가 생각하
27일 서울 이투데이빌딩 5층 교육센터에서 열렸다. 이날 포
는 진정성과 다르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기업의 진정성은
럼은 SK브로드밴드 김도영 사회공헌팀장이 ‘CSR과 진정성’
일시적인 기부가 아닌, 수혜자와 평등한 위치에서 상생협력의
을 주제로 각계각층의 참석자들과 함께 심도있게 대화를 나
관점을 갖고 사회공헌활동을 지속적으로 할 때 느낄 수 있다.
누는 방식으로 진행됐다.일방향의 강의식 진행에서 탈피, 참
김 팀장은 “기업의 사회공헌에 대한 진정성도 우리가 생각하
석자들이 자유롭고 진솔하게 대화하며 기업의 진정성있는 사
는 진정성과 다르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기업의 진정성은
회공헌활동이 무엇인지, 그 방향성은 어때야하는지를 모색하
일시적인 기부가 아닌, 수혜자와 평등한 위치에서 상생협력의
는 자리였다.
관점을 갖고 사회공헌활동을 지속적으로 할 때 느낄 수 있다.
지난 2012년 한 해 동안 우리나라 225개 기업에서 지출한 지
김도영 팀장은 기업의 진정성 있는 사회공헌을 살펴보기에
난 사회공헌 비용은 무려 3조 2천5백억에 달한다. 지난 7년
앞서, 개인과 사회 내에서 통용되는 ‘진정성’의 의미에 대해
간 3배가 넘게 증가한 액수이다. 하지만 국민들의 기업에 대
참석자들과 의견을
한 호감도는 오히려
나누며 포럼의 문
감소하고 있으며 사
을 열었다. 최근 한
회공헌을 잘하지 못
국을 방문한 프란
하고 있다는 의견이
치스코 교황의 행
20%나 되었다. 이
보, 역대최고의 흥
러한 현상의 주된 원
행가도를
달리고
인은 기업의 CSR에
있는 영화 ‘명량’
대해 진정성을 느끼
등을 소재로 진정
지 못하고 있기 때
성의 의미를 살펴
문이다”고 강조했다.
보는 시간을 가졌
김 팀장은 “대부분의
다. 포럼 참석자들
국내 기업들은 CSR
은 사회적 약자를 돌아보는 교황, 백성을 바라보는 이순신장
을 사회공헌활동 정도로만 인식하고 있다”고 문제를 지적했
군처럼 공동체를 위해 헌신하는 모습에서 우리 사회의 ‘진정
다. “기업들은 CSR을 실행할 때 국내 상황과 배경을 생각하
성’을 찾아볼 수 있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지않고 이론과 기술적 부분으로만 접근, 진정성 측면에서 한
계를 드러냈다.
SR Magazine · 18
무엇보다 직책에 따라 CSR 인식이 상이하다는 점이 문제다. 단기 성과를 중시하는
임원들과 장기적 성과를 꿈꾸는 실무자들 사이에 사회공헌 개념에 간극이 크다. 진
정한 CSR 활동을 지속적으로 전개하는데 한계를 느낀다. 최고경영자가 사회공헌활
동에 대해 뚜렷하게 의식하는게 기업으로선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런 한계와 문제들을 바탕으로 김 팀장은 진성성있는 CSR을 위한 조언을 참석자
들과 나누었다. 그는 “우선 기업은 사회공헌활동에 있어 현재의 가치관과 태도를 반
성하고 각성해야한다. 또 CSR의 진정성을 실현하기 위해 공헌활동과 이익을 동시
에 추구하는 CSV(Creating Shared Value 공유가치창출) 개념을 적극적으로 수용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 팀장은 “사회공헌 실무자들은 임원을 비롯해 수혜자,
고객 등 이해관계자 각각의 이해와 욕구를 분석하고 균형을 맞춰나가야 한다. 특히
수혜자의 욕구와 필요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고 이해관계자들간 균형을 맞춰 공헌
활동 프로세스를 구성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전반부 강의를 마치며 김 팀장은 ‘자신이 생각하는 진정성은 무엇인지’, ‘기업의 진
정성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본인은 어떠한 진정성을 가지고 사회에 기여하며 살아
가고 있는지’ 등 질문을 던졌다. _이도은 객원연구원
19 · SR Magazine
BCBS, 비만방지 위해
Collective Impact 창출
루이지애나는 미국에서 비만율이 가장 높은 주다.특히 심각한게 아
SR과 진정성’ 주제발표에 이어 각계각층 참석자들간 심도있는 대화가
동과 청소년 비만이다. 실제로 비만에서 파생하는 당뇨, 고혈압, 심장
이어졌다. 김 팀장의 유쾌한 강연후 참석자들은 소그룹으로 나뉘어 각
병 등 건강문제가 심각하고 건강관련 비용도 늘고있다. 루이지애나 주
자의 의견을 공유하는 시간을 가졌다. 참석자들은 이날 주제인 ‘진정
정부는 수많은 지역사회 프로그램을 통해 비만문제의 심각성을 알리
성’을 다섯 글자로 표현하는 것으로 이야기의 물꼬를 텄다. ‘마음의 교
고 그 원인에 대해 교육하는 등 상황개선을 시도했지만 많은 한계가
류’, ‘공감과 실천’, ‘온맘 다해서’, ‘본연의 가치’, ‘거짓 없는 것’ 등 다
있었다.
양한 의견들이 쏟아졌다.
루이지애나의 건강관련 수요를 충분히 이해한 ‘블루크로스와 블루쉴
교류, 가치, 공감, 실천
기업의 진정성에 대해 열띤 토론
이어 각자가 생각하는 기업의 진정성에 대해 열띤 토론을 펼쳤다. 특히
드*’(Blue Cross and Blue Shield, 이하 BCBS)는 ‘지역사회가 원
일부 참석자는 ‘기업에게 진정성이 꼭 필요한 명제인지’에 대해 의문을
하는 바를 충족시켜주지 못한게 비만프로그램 실패의 원인’이라 진
던졌다. 인류애보다 스펙쌓기를 위해 봉사활동을 하는 요즘 대학생들
단하고, 미국 내 지역사회 건강을 증진하기 위해 다양한 섹터별 협력
의 풍토를 질타만 할 수 없듯, 기업의 이미지 제고와 수익증대를 위해
(collective impact)의 접근법을 취하기로 했다.
단기적이나마 사회공헌활동을 하는 기업의 태도는 수용가능하다는 뜻
이었다. “기업의 CSR이 홍보 전략이더라도 사회에 긍정적 영향을 끼
BCBS는 지역기반의 독립적인 건강보험기업 조직 블루크로스와 블루
칠 수 있으니 진정성은 크게 중요치 않다“는 설명이 이어졌다. 반면 ‘
쉴드 37개로 구성된 전국적 협회다. 미국 전역에서 병원의 96%이상,
사회 구성원으로서 책임’, ‘시대적 요구’라는 이름으로 진정성을 갖고
전문의의 91%이상이 직접적으로 블루크로스와 블루쉴드 기업과 계약
사회공헌활동을 하는게 중요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을 맺고있다. BCBS 기업들은 워싱턴DC와 푸에르토리코를 포함해 미
국내 50개주에서 1억명에게 헬스케어를 제공하고있다. 미국인 3명중
진정성이 느껴지는 사회공헌 활동의 특징으로 일부 참석자는 ‘지속성’과
1명이 이들의 건강 관리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법적 준수’를 꼽았다. “장기적 관점에서 꾸준히 CSR을 수행하는 것과 기
업 내부에서부터 합법적 임금지급 등 건강한 노사관계를 만드는 것이야말
루이지애나 BCBS 재단 크리스티리브즈(Christy Reevvees) 전무는
로 진정한 CSR의 출발이라고 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아동대상 건강교육 프로그램 ‘Smart Bodies’를 언급하면서 “우리 재
단은 오랫동안 비만문제를 해결해온 역사를 갖고있다. 아이들이 마음
김 팀장은 “쉽사리 오늘 주제의 결론을 내릴 수는 없으나 일단 진정성은
껏 뛰어놀 안전한 장소가 없다거나, 가정에서 실제로 과일과 야채를 섭
‘자신에게 향한 마음을 타인에게 옮겨 누군가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으로
취하지 않는다면 아이들이 배우는 라이프스타일을 지속할 수 없을 것”
정의할 수 있겠다”며 포럼을 마무리했다. _김효진 객원연구원
이라고 말했다. 그녀는 ‘지역사회, 학교, 가정, 직장의 환경이 행동선택
에 궁극적으로 영향을 끼친다’는 메시지를 전하고있다.
SR Magazine · 20
21 · SR Magazine
새로운 형태의 보조금 프로그램
1.
BCBS 재단은 지난 2011년 ‘Challenge for a Healthier
Louisiana’ (더 건강한 루이지애나를 위한 도전)라는 매칭기부 프
로그램을 만들고 수백개의 공공, 사설기관 간 협력을 위해 1억 달
러를 배정했다.BCBS의 최신 보고서에 따르면 협회 기업들이 지난해 지역사회 보
건 이니셔티브를 지원하기 위해 3억 6300만달러 이상을 모아 투자했다고 밝혔다.
재단은 비만 방지와 지역사회 건강을 위해 혁신적 방안을 모색하고자 병원, 학교,
대학, 정부 등 조직과 협력에 나섰다. 또 가장 혁신적인 제안서 12개를 선정하기 위
해 지역별 공공보건분야 전문가 패널을 구성했다. 최대 100만달러까지 대출이 가
능하고, 각 프로젝트에 다른 조직들이 연결돼있어야한다. 비만 분야에서 다양한 프
로그램을 만들고 사회의 뿌리깊은 관행을 바꾸기까지 많은 시간이 걸렸지만 지난 3
년간 ‘더 건강한 주를 만들겠다’는 목표에 상당한 진전을 이루고있다.
루이애지나 비영리 단체의 역량 강화
사회적 규정 변화
‘The Challenge for a Healthier Louisiana’는 지난
3년간 다양한 부문별 비만프로젝트에 자금을 지원
하고 있으며 주 전체 지역사회에 변화를 불어넣었다.
Collective Impact는 집중화된인프라, 헌신적인 활동
가, 공통아젠다, 공동의측정가치, 끊임없는 커뮤니케
큰 변화를 위한 Collective Impact
2.
비만 예방은 ‘공공보건 증진과 보건비용 감축’이라는 루이지애나
BCBS 재단의 전략적 목표와 연결돼있다. 루이지애나 BCBS 마
이크 하이츠(Mike Reitz) 대표는 “CSR과 관련, 우리는 루이지애
이션을 통해 모든 참여자가 서로의 활동을 증강시키는
나에서 삶의 질을 증진하기 위해 자선활동에 초점을 맞추고, 기업의 전략적 우선순
구조화된 프로세스를 포함한다.
위를 차지하고자한다. 이 혁신적 프로그램은 만연해있는 질병을 관리하고, 부를 증
진시키며, 건강을 개선하는 것과 연관돼있다”고 말했다.
3.
리브즈 전무는 “Collective Impact로 성공적 모델을 만드는 것이 비영리 조직의 효
과적 운영을 도와주고, 자원 활용을 최적화하며, 프로젝트 목표달성에 책임감을 갖도
록 한다. 보조금을 관리하고, 효과를 평가하고, 수혜기관의 운영 과정을 감시하기 위
해 경험이 풍부한 제3의 운영자와 일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재단은 페닝턴생의학연구소(Pennington Biomedical Research Center)와 함께 루애지니아 비만
에 대해 광범위한 연구를 이미 수행했다. 2012년초 리브즈 전무와 그의 동료는 페닝턴연구소과 협력,
주 전역에서 15개 기술지원 워크샵을 시행했다. 루애지니아의 비영리 단체들이 ‘The Challenge for
BCBS 재단은 대규모로 자금을 모으고, 주 전체의 협력을 이끌어내 비만을 줄이
는데 목표를 두고있다. 이는 다양한 섹터의 협력 모델인 ‘Collective Impact’를 기
반으로 한다. 루이지애나주 12개 비만 프로젝트를 위해 재단은 공통된 목표를 가
a Healthier Louisiana’를 준비토록 하기 위해서다. 이 워크샵에선 비영리 단체들에게 다양한 섹터간
파트너십, 논리 모델, 프로젝트 평가, 해외 우수사례에 대해 교육했다. 지원자들이 파트너 기관과 협
력하는 것은 물론, 계획을 수립하고 강력한 제안을 만들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진 200개 지역사회 조직을 묶었다. Collective Impact 모델에 따라 각 프로젝트의
조직들은 비만 감소를 위한 아젠다를 공유하고, 평가시스템을 구축했다. 또 중추조
직*인 Blue Cross 재단의 도움아래 활동을 강화하며 커뮤니케이션 조정에 나섰다.
“우리 재단이 비만 방지를 위해 혁신적인 보조금 프로그램을 만들었지만, 루애지니아 비영리단체가
다양한 섹터의 파트너들을 조정하고, 전체적인(holistic) 프로그램을 개발할 능력을 갖췄을 때 그 효과
를 볼 수 있다. 재단이 비영리 단체에 기술적 지원을 제공한 이유다. 지원은 루애지니아의사회적경제
중추 지원기관(Backbone Organization)
참여조직으로부터 분리되어 계획을짜고, 경영하고, 지
속적인 촉진을 통해 활동을 지원하고, 기술과 커뮤니
루이지애나주 12개 비만 프로젝트를 위해 재단은 공통된 목표를 가진 200개 지역
사회 조직을 묶었다. Collective Impact 모델에 따라 각 프로젝트의 조직들은 비
케이션 스킬을 지원하고, 데이터를 수집하고 보고하
만 감소를 위한 아젠다를 공유하고, 평가시스템을 구축했다. 또 중추조직*인 Blue
며, 수많은법적/경영적 세부사항들이 매끄럽게 잘 진
Cross 재단의 도움아래 활동을 강화하며 커뮤니케이션 조정에 나섰다.
행되도록 관리하는 역할을 한다.
부문에 가장 크게 기여하는 요소 중 하나다. 비영리 단체는 비만과 여타 핵심적 지역사회 이슈를 해결
하기 위해 더욱 효과적으로 운영될 수 있다”
많은 비영리단체들이 루애지니아의 사회적 문제 해결법에 대해 각기 다른 생각과 접근법을 가지게 된
것은 ‘The Challenge for a Healthier Louisiana’ 프로그램 지원의 성과였다. 그들은 현재 프로그
램 운영, 그 이상을 바라보고 있다. 더 큰 임팩트를 만들기 위해 다른 조직들과 협력하는 방법들을 모
색하고 있다. _김환이 연구원
SR Magazine · 22
23 · SR Magazine
CSR
실천을 위해 필요한 부서별 역할
기업 시민의식(Corporate Citizenship) 전문가들은 환경적,
사회적, 지배구조적 요소(ESG)를 기업 내부로 통합시키려 한
다. 물론 기업 내부에 시민의식을 통합시키는데 있어 어려움
은 많다. 특히 기업시민의식 행동과 기업 각 부서의 일상적
업무에 어떤 연관이 있는지 충분히 이해하지못하는 양상이
다. 기업시민의식 실천을 위해 중요한 역할을 해야할 임직원
응답자의 31%는 지속가능성 전략과 지배구조에 적극적으로
들에게 열정을 불어넣기 힘든 이유다. CSR이나 기업시민의
참여하고 있다고 했다. CEO와 CFO들은 시민의식과 관련된
식 부서 외에 있는 임직원들일수록 더 심하다. 그럼에도 ESG
압력을 받고있기에 기업이 당면한 심각한 문제를 해결하는 솔
를 기업내부로 통합함으로써 얻는 이점은 명백하다. CSR 혹
루션을 더 발전시켜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은 기업시민의식 부서를 포함한 모든 임직원들은 자신의 참
여가 어떻게 스스로와 고용주, 사회에 도움을 주는지 이해할
IR(Investor Relations) 부서는 CEO 및 기업과 연관돼있
필요가 있다.
는 이사회에 조언을 주어야 하고, 기업을 위해 강력한 이야기
(narrative)를 만들어야 한다. 시민의식 전문가들은 비슷한 목
기업시민의식 부서는 책임감 등 기업 내부의 공동 이익을 강조
표를 지지하는 이니셔티브에 투자함으로써 부서 동료와 협력
하는 방식으로 다른 부서 직원들을 참여시켜야 한다. 예를 들
을 증진시킬 수 있다.
어, 조달부서는 공급사슬의 인권 혹은 환경적 위험을 이해하
는 것은 물론, 점증하는 외부 압력에 맞춰 폐기물 배출을 줄여
마지막으로 HR 부서다. HR 부서와 임직원간의 관계는 계획,
야 한다. 이 목표는 지속가능성 혹은 시민의식 부서의 목표와
수행, 감시뿐 아니라 기업시민의식 활동을 제도화하는데 활용
동일하기에 협력을 이끄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될 수 있다. ‘재능 많은 인재를 끌어들이고, 이들의 업무 성과
를 증진시키며, 임직원들의 자존감을 높이는’ HR부서의 목표
2011년 글로벌 컨설팅 기업 딜로이트는 10개국 대기업의
를 달성하기 위해서도 기업시민의식 활동이 필요하다. HR 부
CFO 208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시행했다. 그 결과, 기업
서와 협력을 강화하는 이런 프로그램은 임직원들이 리더십 개
시민의식이 규정 준수와 위기 관리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발 기회를 갖고, 기업 가치를 높이며, 조직에 더 큰 기여를 할
기대하는 비율이 70%에 달했다.
수 있도록 해준다. _김환이 연구원
SR Magazine · 24
25 · SR Magazine
CSR은 없다
핸드스튜디오 안준희 대표
많은 기업들은 지금 당신이 열정을 다해 헌신하면 앞으로
더 높은 연봉과 더 나은 복지혜택을 주겠다고 약속한다.
우리는 이런 구조를 당연시해왔다. 회사란 즐거움을 추
구하는 곳이 아니란 생각 때문이다. 여기, 누구나 즐겁게
일하는 직장, 직원들이 자랑스러워하는 직장이 있다. 연
매출 40억원의 앱개발 벤처기업 ‘핸드스튜디오‘ 얘기다.
핸드스튜디오 안준희 대표는 평범한 대학생활을 거쳐 은
행에 취업했다. 회사생활 3개월만에 그는 미래를 약속하
며 현재의 즐거움을 포기하게 만드는 획일적 시스템과 보
수적 조직문화가 자신과 맞지않는다는 생각을 했다고 한
다. 좀 더 자유롭고 즐거운 회사에 재취업하든, 아니면 직
접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에 결국 은행을 나왔다.
“누구나 선망하는 직장이었다. 안정적 보수와 복지가 제
공되는 은행이니까. 그러나 그 조직문화와 맞지 않았다.
모두가 즐거울 수 있는 좋은 기업문화를 고민한 계기가
됐다”
핸드스튜디오는 파격적인 근무환경과 복지시스템으로 유
명해 한국의 구글로 불린다. 결혼과 출산때 1000만원을
지원하고, 송년파티엔 전국각지의 직원 부모님을 모셔 최
고급 호텔에서 파티를 연다. 분기마다 의복비를 지원하고,
문화생활비도 준다. 이런 얘기들이 워낙 잘 알려진 탓인지
회사의 성격도 모른 채 복지에 대한 기대감으로 지원하는
구직자들이 적지않다고 한다.
SR Magazine · 26
27 · SR Magazine
또 ‘복지와 일은 별개’라고 선을 그었다. 복지는 거래가 아
니라는 것. 그는 “직원들이 즐거운 것은 회사의 철학이자
돈을 버는 목적이다. 성과와 상관없이 회사는 해 줄 수 있
는 것을 해준다”고 말했다.
안 대표는 경영자로서 리더십과 능력을 강조했다. 사람들
이 모인 회사이다보니 갈등이 불거지기도 한다. 그럴 때
안 대표는 ‘MC’가 돼 직원들의 이야기를 듣고 정리해준
다. 이른바 ‘MC형 리더십’이다. “직원들의 소통을 가운데
서 정리하고 방향성을 제시하는 리더십이 필요한 시대“라
는 설명이 이어졌다. 소통법 중 하나는 전체회의다. 안건
이 있든없든 매주 월요일, 금요일 회의실에 전 직원이 모
여 이야기를 나누거나 생일파티를 하고, 강의도 듣는 등
다양한 소통의 시간을 갖고 있다는 것.
그가 꼽은 경영자의 능력은 참을성과 결단력이다. 직원들
이 조직문화에 흡수될 수 있는 시간을 주는 것, 그리고 문
화와 맞지 않는 사람을 과감히 정리하는 것이다. 또 조직
내에 약한 문화와 강한 문화를 구분하고 정리하는 판단력
도 제시했다.
핸드스튜디오는 직원복지가 좋은 기업이란 이미지 때문
“SNS기획자를 2명 뽑는데 약 300명이 지원하기도 했다.
무엇인가’다. 많은 지원자들이 1시간 동안 답변한 내용과
“2010년 처음 벤처를 시작했을 때는 돈이 없었다. 그때
에 ‘사회적 기업’으로 오해받기도 한다. 그러나 안 대표는
그러나 면접대상은 늘 10명 안팍이다. 우리는 이력서와
상반되는 대답을 한다. 이곳에 들어오는 것 자체가 꿈인
7000원짜리 영화를 보여주는 것 밖에 할 수 있는게 없었
“CSR(기업의 사회적 책임)은 없다”고 단언했다. 그는 “내
자기소개서를 보지 않는다. 모든 지원자들에게 포트폴리
사람도 있다. 그런 사람은 뽑지 않는다. 자신의 꿈을 위해
다. 직원들도 안다. 회사에 여유가 없지만 직원을 위해 시
가 생각하는 기업은 ‘이윤을 추구하고 사회로 환원하는 집
오를 요청한다. 실력만 보겠다는 거다. 하지만 서류전형
작게나마 분투하고, 꿈을 이루는 길에 우리 회사가 있는,
간과 돈을 투자해 영화를 보여준다는 사실을. 이런 회사
단’이다. 이런 기본정의는 사회적 책임을 바탕에 깔고있
을 통과할 만큼 실력이 뛰어난 지원자가 많지않아 아쉽다”
그런 사람을 채용한다. 면접자 중 한 둘 뿐이다”
의 태도를 통해 심리적 복지의 점수가 올라간다고 생각한
다. CSR이란 단어로 사회적 책임을 쉽게 정의하고, 수단
다. 많은 기업들이 미래를 약속하지만, 오늘을 나눌 수 있
으로 사용하는게 문제다. CSR을 기업이미지 제고에 이용
어야 미래가 있다”
하는 것이다. 사회적 책임을 지는 것은 어떤 용어로 정의
안 대표는 인재채용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핸드스튜디
오의 문화를 받아들일 수 있는, 실력있는 사람을 뽑겠다
많은 기업들이 사내 복지문화를 돈 들어가는 일로 여겨 부
는 것이다.
담스러워 한다. 안 대표는 “돈 없는 기업이 복지를 하는 방
할 수 없다. 당연하고 자연스럽게 해야 하는 것이다. 그렇
법은 복지에 대한 개념을 확대하는 것”이라고 답했다. 금
‘직원복지와 생산성이 양립할 수 있나’란 질문에 안 대표
기에 CSR이 없어지는 좋은 세상이 왔으면 좋겠다”라고 말
“과제를 할 때 유난히 잘 되는 팀이 있지않나. 마음이 맞는
전적 배려도 중요하지만 직원 개개인의 의견이 존중받고
는 “그 포인트에 ‘문화’가 있다”고 말했다. “기업이 직원
했다. _양지원 연구원
사람끼리 모여 그렇다. 우리는 채용 때 그런 점을 고려한
있다는 느낌이 들도록 하는게 중요하다고 했다.
을 대할 때 진정성을 보이면, 시스템을 받아들이는 직원
다. ‘우리 문화를 받아들일 수 있는가’를 고민한다. 면접은
들의 마음이 긍정적으로 변화하고 이게 조직의 문화로 자
보통 1시간 정도 진행되는데 마지막 질문은 ‘당신의 꿈은
리잡게 된다”는 것이다.
SR Magazine · 28
29 · SR Magazine
위로와 공감, 토닥토닥협동조합
조금득 이사장
꿈꾸는 청년들의
대안적 사회 안전망
조금득 이사장은 청년유니온에서 사무국장을 역임하면서
때문에 효용성이 떨어질 것이라는 의견이었다. 조 이사장
은 “외부의 회의적인 시각에도 불구하고 누군가에게 도움
을 줄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으로 협
동조합을 시작하게 되었다고 설명했다.
불안정하고 경제적으로 보장받지 못하는 청년들의 현실
통계청은 2014년 7월 청년실업률을 8.9%로 발표했다.
에 크게 공감했다. 그의 고민은 ‘청년들의 정신적인 문제
“설립을 결심하고 동자동 사랑방마을 공제협동조합을 찾
비싼 학비, 스펙쌓기 등으로 취업 준비에 많은 노력을 기
는 대화나 여러 가지 방법을 통해 해소할 수 있어도 경제
았어요. 어려운 환경에도 불구하고 긴급 생활비가 필요한
울이지만 여전히 많은 청년들이 비정규직, 최저임금 수준
문제는 현실적으로 해결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되면
조합원들에게 대출해주기 위해 출자금을 모으고 조합원으
의 급여를 받고 있다. 취업과 결혼, 출산을 포기한 세대라
서부터 시작되었다. 2011년 함께 일하는 재단에서 ‘불안
로서의 원칙을 잘 지키는 모습을 보았어요. 여러 사람들의
는 의미의 신조어 ‘삼포세대’는 이 시대의 청년문제를 잘
정 청년 사업망 연구’ 활동을 통해 청년들의 지출상황을
마음과 힘을 모아 1억원 가까운 출자금이 모였고, 대출 회
반영하고 있다.
파악하고 상호보조를 원하고 있다는 니즈도 파악했다. 조
수율이 78% 이상이 되는 것을 보면서 협동조합을 운영해
이사장은 협동조합 설립 계기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했다.
야겠다는 확신을 더욱 갖게 되었어요”
을 빌릴 수 있는 금융협동과 청년들의 다양한 꿈과 재능을
“청년들이 불안정한 경제문제를 어떻게 해결할까를 고민
현재 토닥토닥 협동조합도 약 5천만원 정도의 출자금이
나누는 생활재능협동의 활동을 하고 있다. 청년들의 마음
하던 시기에 최고은 작가의 죽음이 있었고 함께 활동하던
모였고 상환율도 80%이상이다. 주변에서 기업의 투자를
을 공감하고 그들이 꿈꾸고 위로받는 사회를 만들고 싶은
청년들이 절망하는 모습을 봤어요. 아직도 우리사회에 쌀
받거나 정부의 보조를 받아 좀 큰 규모로 진행하는 것은
조금득 이사장을 만났다.
과 김치를 빌리다 굶어 죽어가는 청년이 있다는 사실을 보
어떠냐는 말도 많이 들었다고 했다.
토닥토닥 협동조합은 청년들이 긴급하게 필요한 생활자금
며 남의 일 같지 않았던 거죠. 제2의 최고은 작가가 나오
지 않도록 청년들과 힘을 합쳐 사회적 안정망을 만들어야
“규모가 큰 것도 중요하지만 우리 힘으로 서로 돕겠다는
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어요.”
마음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우리가 만든 은행’이기
에 더욱 누군가를 돕고 싶은 거라고 생각해서, 조합원들의
처음 협동조합을 시작했을 때, 전문가들은 모두 회의적인
힘으로 규모를 확장해가고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반응이었다. 협동조합이 지역기반이 아닌 세대기반이기
SR Magazine · 30
31 · SR Magazine
사람이 중심이 되는 관계금융
GLOBAL SR NEWS
경제활동으로
토닥토닥협동조합은 위로, 공감, 안전망이라는 키워드를
가지고 설립되었다. 사업 초기에 금융 사업을 고민하고 포
청년들의 자존감 회복하기
커스 그룹 인터뷰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경제적으로 불안
정한 상황에 놓인 청년들은 ‘혼자’라는 외로움도 함께 고
“우리는 학자금, 사업 자본 등 외부적인 상황에 의해 돈
민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을 빌리고 쓰게 되면 자존감을 잃기도 합니다. 그래서 재
무나 경제 교육을 통해 선택적인 소비를 배워서 자존감을
“고시원에 사는 한 친구가 혼자 살고 있는데 무슨 일이 생
회복해야 합니다”
겼을 때 연락할 사람이 있으면 좋겠다고 하더라고요. 우
리가 어렸을 때 가졌던 비상 연락망처럼 급할 때 연락할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한거죠”
청년지갑트레이닝센터에서는 가계부 워크샵, 1 Day
Money Habit Training, 꿈 플러스 저축 등의 프로그램
을 통해 자신의 삶과 정체성이 담긴 경제관을 세우고 바
토닥토닥협동조합은 청년들의 경제문제를 해결하는 동시
른 소비습관과 금융상품을 배울 수 있는 활동을 제공하고
에 사람 간의 관계를 잇는 대안 금융 사업을 운영하고 있
있다. 이 프로그램들의 가장 큰 특징은 돈을 모으는 사람
다. 긴급 자금이 마련한 사람들에게 현실적인 경제문제를
들의 꿈을 실현하고 미래를 설계하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
해결할 수 있도록 대출을 해주고, 토닥토닥 조합원 커뮤니
다는 것이다.
구글, 에너지 효율적인 빌딩이 임직원 건강을 지
게이츠재단 에볼라 대응 지원을 위해 5천만 달
토요타의 최신 안전 서약 토요타는 2017년에 출
킨다? ROCKY MOUNTAIN INSTITUTE의 최신
러 기부 서약
빌 앤 멜린다게이츠 재단(BILL
시되는 경차를 비롯해 고급차 모델에 적용될 전면
연구에 따르면, 인터넷 검색 분야 거대 기업 구글
& MELINDA GATES FOUNDATION)은 이미
추돌 방지 시스템과 차선 이탈 방지와 같은 진보된
의 에너지 효율전략이 임직원들의 건강을 증진시키
2,000명 이상의 목숨을 앗아간 최악의 에볼라 발
안전장치를 발표함으로써 자율적인 차량 기술의 정
고, 병가를 줄일 수 있다고 발표했다.
병을 막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UN 기관에 신축 자
도를 높일 예정이다.
금을 지원하기로 했다.
티를 만들어 사람간의 소모임을 통해 외로움을 해결한다.
가계부워크샵은 두 권의 ‘꿈꾸는 가계부’로 진행된다. 이
“자신의 재능을 조합원들에게 나눠주고 소모임 활동에 참
가계부를 작성함으로써 자신의 꿈과 비전을 확인하고, 재
여할 때마다 토닥씨앗이 쌓여요. 토닥씨앗으로 소액 대출
무설계 및 구체적인 소비습관을 확인할 수 있다.
구글, 태양 에너지 산업에 투자 구글은 캘리포니
테네시 주의 폭스바겐 근로자, 전미자동차노조에
아동 고용으로 비난받는 삼성과 레노버중국협력사
아에 새로운 82메가와츠의 솔라 팜(사막 같은 넓
대항하기 위한 노조 설립 시도 테네시주체터누가
중국노동감시단체는 삼성전자와 레노버그룹의 중
은 지역에서 태양 에너지를 전기 에너지로 전환하
시(CHATTANOOGA) 폭스바겐 AG 자동차 공장
국 협력사가 자사 생산 공장 내에서 지난 7~8월 사
‘000저축’은 이단기간의 목표를 달성하고 미래를 설계하
는 시설)에 1억 4500만 달러를 투자했다고 밝혔
의 근로자들이 지난 달 설립된 전미자동차노조 지
이 10명 이상의 아동을 고용했다는 사실을 수사를
는 저축프로그램이다. 돈을 모으는 과정에 꿈과 미래를 담
다. 이는 2010년 이후 재생가능 에너지에 대한 구
부 42에 반대하기 위해 시간제 근로자와 임금 근로
통해 발견했다고 밝혔다.
글의 17번째 투자이다.
자 모두를 포함하는 노조 설립을 시도하고 있다. 지
을 할 수 있는 조건이 되고, 씨앗에 따라 이자율과 대출금
액도 달라지죠. 그리고 재능을 기부해서 이자를 갚을 수
도 있습니다”
아 경제적인 부분도 해결하고, 스스로가 꿈을 실현할 수
재능나눔 소모임을 통해 자신의 가치와 재능을 나누고, 꿈
있다는 자존감도 형성할 수 있다. 조 이사장은 “사람들이
을 실현하고, 삶의 보람을 찾는 기회가 된다. 또한 토닥협
돈에 쫓겨서 사는 것이 아닌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동조합은 새로운 프로젝트나 사업 시도를 하고자 하는 조
돈을 주체적으로 모으고 삶과 꿈을 선택하면서 살아가는
합원 3명을 대상으로 공동체 대출을 제공한다. 이 자금은
가치관을 앞으로 더욱 확대하고 싶다”고 전했다.
청년들의 꿈을 실현시키는 마중물 역할을 한다.
_양지원 연구원
난주 UAW에 반대하는 근로자가 말했다.
많은 사람들이 은행에 가서 대출 상담을 받게 되면 위축
되는 기분을 느끼곤 한다. 하지만 토닥토닥협동조합은 부
설기관 청년지갑트레이닝센터와 협력하여 경제프로그램
과 재무 교육을 진행함으로써 건강한 경제관을 기를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독점규제법 위반으로 중국으로부터 벌금형을 받은
모르는 사람과 택시 합승? 대도시에서 확산 도시
유전자 변형 제품 표시 반대자들 2014년 로비활동
폭스바겐과 크라이슬러 중국의 단속기관은 폭스바
들이 복잡해지고 공해가 심해지면서 밴드웨건과 같
3배 늘려 지난 수요일에 발표된 분석결과에 따르
겐과 크라이슬러와 같은 자동차 제조업체들이 높은
은 회사가 같은 목적지로 가는 사람들과 기존 승객
면 유전적으로 변형된 개체로 만들어진 음식에 의
가격을 유지하고 대체부품을 사용하는데 담합을 해
들을 연결시켜주는 어플을 제공함으로 자동차 합승
무적으로 라벨을 붙이는 것을 반대하는 업체들이
왔다면서, 이들 기업에서 총 4600백만 달러의 벌
에 대한 아이디어가 확산되고 있다.
유전자변형과 관련된 로비활동에 지난 상반기 동
금을 부과하기로 했다.
안 2,700만 달러, 2013년 전체 지출의 3배가량
을 지출했다고 한다.
SR Magazine · 32
33 · SR Magazine
”
최근 UN이 내전국가에 필요한 긴급물품
중 하나로 인형을 지정했기 때문이다. 인
형 안에 옥수수 씨앗을 넣는다. 아이들이
갖고 놀다 해진 인형을 땅에 묻으면 그 자
리에 옥수수가 자란다. 또 수익금의 10%
를 아프리카의 부르키나파소에 기부한다.
이 옥수수 종자는 ‘국제옥수수재단’을 통
해 옥수수 농가에 전달된다. 앞으로도 양
말로 사회적 약자를 위한 여러 작업을 진
행할 예정이다”
콘삭스
친환경 양말에 컨텐츠를 담다
이태성 대표
콘삭스는 일반 면양말과 달리 생분해성이 뛰어나 땅에 묻
스타트업으로서 겪고있는 재무, 인적자원 등 다양한 문제
으면 1년 안에 없어진다. 일반 면에는 2만~3만마리의 세
가 있지만 이 대표는 윤리적 소비를 확대하기 위해 끊임없
균이 있지만 옥수수 면에는 30마리 미만에 불과하다. 옥
이 노력하고 있다. 그는 “옥수수실을 이용한 의류를 제작
수수에서 추출한 천연섬유로 만들어 아토피, 알레르기, 무
할 계획이다. 또 춘천에 있는 어르신들을 등산용 양말 제
좀 등 피부질환을 겪는 사람들이나 피부가 예민한 사람들
작에 참여시켜 지역사회 일자리를 창출하려고 한다. 제품
에게 자극을 주지 않는다. 얼마전 유아용 양말도 출시했
뿐 아니라 음악으로 사회적 가치와 메시지를 확대하고도
다. 옥수수 양말은 일반 제품보다 2~3배 비싸지만 콘삭
싶다. 홍대 인디밴드가 그런 메시지를 담은 음반을 제작하
스의 가치가 널리 알려지면서 ALAND, JAJU, 롯데마트
고 공연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즉, 콘삭스는 기술에
등 전국 매장에 납품하고 있다. 올들어 수익이 전년대비
기반하고 있지만 컨텐츠를 생산하는 기업이다. 양말은 컨
2배 이상 늘어 8월현재 2억5000만원의 매출을 올렸다.
텐츠를 전달하는 도구일 뿐이다”고 설명했다.
역사학과 문화예술을 전공한 이 대표는 옥수수 양말을 상
양말은 우리의 일상 속에서 친근하다. 발을 감싸고 보호
“아버지는 양말장사를 오래 하셨는데, 지금까지 늘 양말
하는 따뜻한 존재다. 그러나 쉽게 만들고 버려지는 패스
을 꿰매 신으신다. 그 모습을 보며 양말이 대중들과 함께
트패션 아이템인 탓에 사람들은 양말의 가치를 느끼지 못
가치를 쉽게 공유할 수 있는 패션아이템이란 생각을 했
“옥수수 원재료를 구하는 데에만 8개월이 걸렸다. 옥수수
동, 빈곤 같은 이슈를 담아내 의식있는 소비자가 직접 소
할 때가 많다. 옥수수 섬유로 양말을 만드는 지역형 예비
고, 매력을 느꼈다” 사업을 시작한 계기에 대한 이 대표의
실을 만들고자 여러 공장에 요청했지만 거절당하기 일쑤
비하도록 해야한다. 사회 내 긍정적인 영향력을 확산하고
사회적기업 콘삭스(Cornsox)의 이태성 대표는 양말에 담
말이다. 그는 양말에서 어떤 가치를 만들어내고 있을까?
였다. 결국 승낙을 받아냈지만 옥수수실로 양말을 만들기
다양한 이야기를 만들어 내는 기업으로 기억되고 싶다”고
위해 전국 8개 공장을 거쳐야 한다. 양말디자인을 공장에
강조했다. _김환이 연구원
긴 가치를 공유하며 세상에 아름다운 변화를 만들어가고
자 한다.
품화하기까지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다.
그는 “친환경 제품만으로는 윤리적 소비를 이야기할 수
없다. 공급자 측면에서 말하는데 머물면 안된다. 환경, 노
“200개 이상의 양말 디자인을 보면서 콘삭스와 어울리는
주고 제조하는 기존 방식과 달라 500~600켤레를 제작하
형용사를 분석해 보니 ‘따뜻함’, ‘온화함’이었다. 이 이미
는 데 한 달이 걸린다”
친환경 소재로 만드는 옥수수 양말은 땅에 버려져 생분해
지와 맞는 양말을 만들기 위해 여러 기관과 협력하고 있
된다. 환경을 보호할 뿐 아니라 인체에 무해하다. 판매수
다. 양말 판매수익 일부는 위안부 할머니들께 지원하고,
이 대표는 여전히 기술적인 면에서 시행착오를 겪고있지
익금은 아프리카 지역의 옥수수농장 설립을 지원하는 등
비영리단체 월드쉐어와 함께 캄보디아, 콩고, 탄자니아
만 직접 부딪히면서 극복해나가고 있다. 그는 “콘삭스는
소외된 이웃들을 위해 사용된다.
등 내전을 겪고있는 6개국에 옥수수 양말로 만든 인형을
기술 기반이지만 그 안에 이야기를 더 많이 담으려고 한
보내고 있다.
다. 사회적 책임과 도덕성을 느낄 수 있는 많은 패션 아이
템을 만들고싶다”고 덧붙였다.
SR Magazine · 34
35 · SR Magazine
”
현재까지 아시안허브는 다문화강사7명, 캄보디아어 강사
성들에게 한국어를 가르치는 강좌뿐 아니라 한국인을 대
3명, 통번역가 4명을 배출했다. 한국사회의 어엿한 구성
상으로 캄보디아어를 가르치는 강좌도 활발히 운영하고
원으로 멋지게 활동하는 이들은 남다른 성취감을 느끼고
있다. 캄보디아에 설치한 지사는 캄보디아에 초기 정착한
있다. 특히 아이들을 키우면서 자기 일을 할 수 있다는 점
한국인들을 위해 생활교육도 실시할 예정이다.
에서 만족을 느낀다는게 최 대표의 전언이다.
아시안허브는 ‘아시아 언어문화 연구소’라는 별도의 비영
한 캄보디아 여성은 KBS 프로그램 ‘러브인 아시아’ 영상
리조직을 갖추고 있다. 자원활동가 1기와 2기가 각 10명
번역 후 올라오는 자막에서 본인의 이름을 확인하고 눈물
으로 구성돼 차례로 발족했다. 필요한 지원에 대한 사전
을 흘렸다고 한다. 캄보디아어 교육 및 통번역 서비스를
설문조사를 실시하는 등 체계적인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제공하는 국내 유일의 회사다 보니, 캄보디아에 진출하는
매주 일요일 다문화가정 아동에게 동화책을 읽어주는 프
여러 기업과 단체들이 아시안허브를 찾고 있다.
로그램에는 중 고등학생들을 포함한 20여명의 자원활동
가가 참여하고 있다.
결혼이주여성들은 에코디자인의 제작자로도 참여한다. 에
최근 설립 1주년을 맞은 아시안허브는 가톨릭대학교의
코백, 컵받침, 휴지케이스 등 여러 친환경
제품을 손수 제작하는 것. 앞으로 출판사
아시안허브의 다문화, 한마음
최진희 대표
업도 확장해 작가를 지망하는 여성들에게
힘들 보태줄 예정이다.
아시안허브는 지역사회 수요에 귀 기울여
다양한 사업을 벌이고있다. 관악구는 영
등포구, 구로구, 금천구에 이어 외국인 많
매주 화요일 오후 2시, 관악 사회적경제허브센터에서는
㈜아시안허브는 관악구의 사회적기업 양성과정으로 지난
이 거주하는 지역이다. 특히 외국인 근로
결혼이주여성들을 위한 경제교육 ‘글로벌 맘들의 똑똑한
해 첫 발걸음을 뗐다. 결혼이민자들을 교육해 일자리를 창
자 비중 보다는 다문화가정이 비율이 높은
소비자교육’이 열린다. 그 곳에서 주식회사 아시안허브의
출하는 회사로 그 첫 번째 프로젝트가 ‘캄보디아 언어문화
편. 실제 캄보디아 여성들은 관악구에 가
최진희 대표를 만났다.
연구소’다. 최 대표와 함께 아시안 허브가 지닌 특별한 점
장 많이 거주하고 있다.
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일반기업의 홍보팀장을 거쳐 KOICA(한국국제협력단)의
인액터스 프로젝트팀과 함께 한 캄보디아 여성의 결혼식
관악구 지원사업의 일환으로 지역의 초등학교에서 다문화
을 만들어줬다. 또 한국 동화책을 번역 배포하는 (사)휴먼
해외봉사단원으로 선발된 최 대표는 2년6개월여동안 캄
다문화가정을 지원하는 기관은 전국 곳곳에 산재한 정부
체험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10주 일정으로 매주 토요일마
인러브와 협력관계를 통해 캄보디아 외에도 라오스, 미얀
보디아 씨엠립에서 한국어를 가르쳤다. 한국에 돌아온 후
산하 다문화가정지원센터와 비영리 민간단체가 주를 이
다 열리는 이 과정은 이주여성들이 보조강사로 참여해 모
마, 베트남, 필리핀 등 다른 국가 언어에 대한 출판 사업
에도 캄보디아 여성들에게 한국어를 가르치는 자원활동
룬다. “그런데 왜 사회적 기업인가”라는 물음에 최 대표
국의 다양한 언어 및 문화를 소개한다.
도 확대할 계획이다. 이처럼 아시안허브는 다양한 파트너
을 이어갔고 이런 경험들이 쌓여 지금의 아시안허브를 만
는 힘주어 말했다.
들게됐다고 한다.
들과 함께 조금은 천천히, 하지만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쌍방향 다문화 교류
“2004년 캄보디아에 갔을 때는 앙코르와트 관광이 붐을
“다른 지원기관과 달리 저희는 교육으로만 끝나지 않아요.
“쌍방향 다문화가 저희 키워드에요. 외국인만 아니라 한
“큰 목표는 없어요. 결혼이주여성이 주체가 될 수 있게 하
이루며 한국인 방문자가 급증했고, 한국에 돌아온 2007
일자리를 만들어 수익을 창출하는 거죠. 저희는 다음 단계
국인도 배우는 것, 즉 서로의 문화를 배우는 것입니다”
는 것이 저희의 가장 시급한 목표죠” 아시안허브의 최종
년엔 국내에 캄보디아 이주민들이 많이 늘어났습니다. 인
까지 함께하는 거예요. 결국 실질적인 자립을 지원하는 것
연이 잘 맺어져 자연스럽게 시작하게 된 것 같아요”
이라고 볼 수 있어요”
SR Magazine · 36
목표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돌아온 답이다.
아시안허브의 핵심가치는 ‘쌍방향 다문화’다. 캄보이아 여
양지원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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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LUMN
아이스 버킷 챌린지는
어떻게 성공했나?
지난 8월중순 미국 시애틀의 명소 ‘파이크스 플레이스 마켓’. 사거리 신호등에 파란불이 들어오
자 바스켓을 손에 쥔 십여명의 젊은이들이 도로 한가운데로 뛰어들었다. 바스켓에 들어있던 얼
음물을 뒤집어쓰는 그들을 보며 관광지에서 우연히 마주치는 플래시몹((FLASH MOB)쯤으로
여겼다. 그게 바로 아이스버킷 챌린지였을지 모르겠다고 생각한 건 며칠뒤 국내뉴스에서 거기
동참하는 연예인들 이름을 보고나서였다.
근위축성 측색 경화증, 즉 루게릭병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기부를 활성화하기 위해 시작
아이스버킷 챌린지에서 확인한 가장 중요한 사실 하나. 우리 주위엔 기부, 혹은 자선행위에 목
됐다는 이 캠페인은 지난 한달동안 유명 연예인들의 지명도에 힘입어 강한 전파력을 갖고 페이
마른 사람이 매우 많다. 남을 도울 준비가 이미 돼있는 사람들이다. 그런데 방법을 모른다. 매월
스북 등 소셜미디어를 무대로 한없이 퍼져나갔다. 덕분에 많은 지인들이 얼음물을 뒤집어쓰는
월급에서 자동이체하는 식으로 의무감처럼 하는 기부 말고, 재미있고 의미도 있는 그런 기부를
동영상을 수없이 봤다. 자녀와 함께 얼음물을 뒤집어쓰는 친구들도 있었고, 기부처를 루게릭병
원하는데 아이스버킷 챌린지는 이런 욕구를 한순간에 해소해줬다.
관련단체 대신 우리 단체로 해달라는 호소도 여럿 들었다.
사람은 사회적 동물이다. 누군가와 엮여있고, 모르는 누군가를 위해 뭔가 하고자한다. 특히 요
‘찬물에 뛰어들든지, 아니면 종교단체에 기부하라’는 도전적 메시지를 품은 ‘콜드워터 챌린지’가
즘 젊은이들은 사회적기업이나 비영리기구에 주목한다. 사회공헌이나 윤리경영에도 관심이 많
얼음물을 뒤집어쓰는 아이스버킷 챌린지로 변형된 게 지난 6월말쯤이었고, 한 여성이 루게릭 병
다. 그런 곳에 취업하겠다는 의지도 강하다. 직장인들도 마찬가지다. 회사업무에 지쳐있지만 마
을 앓고있는 남편을 위해 자녀와 함께 얼음물을 뒤집어쓰는 동영상을 소셜네트워크에 올린 시
음 한구석에는 어려운 이웃을 위해 해줄 수 있는 일들을 찾는다. ‘한 통화에 2000원! 따뜻한 사
기가 7월초였다. 얼음물을 끼얹을 때 일시적으로 느끼는 근육수축이 루게릭병의 증상과 비슷해
랑을 전해요’라는 ‘사랑의 리퀘스트‘를 보며 전화기를 든다.
시작됐다는 설명이 붙은 건 그 후다. 단순해 보이는 이벤트가 불과 두달여만에 세계를 휩쓸었다.
기부할 자세가 돼있는 사람들을 혼란스럽게 하는 건 우리 기부문화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아이스버킷 챌린지는 사회적 경제를 꿈꾸는, 혹은 사회적 경제 영역을 만들어가는 사람들에게
맡겨지는 성금, 특히 수십억원 수백억원대의 거금은 기업체 이름이다. 월급에서 강제로 떼는 성
큰 충격을 안겨줬다. 우리 사회를 위해, 변화를 이끌어간다는 도덕적 우월감을 바탕으로 일해
금의 형태다. 자원봉사는 타의에 의한 봉사로 변질된지 오래다. 취약계층 수용시설을 찾아 봉사
왔지만 아직은 대중속으로 깊이 들어가지못했다. 그들에게 아이스버킷 챌린지는 ‘놀이로서 기
하거나, 빈민가 연탄배달을 하는 것도 회사 공식행사의 일부이자 승진의 조건이 됐다.
부행위’의 가능성을 확인시켜줬고, 대중과 호흡하는데 뭔가 새로운게 필요하다는 메시지를 던
져준 것이다.
수많은 사회적 기업가들이 영리만큼이나 숭고한 사회적 가치를 추구한다. 그러나 먼저 기업으
로서 성공하기가 쉽지않다. 기부문화도 마찬가지다. 수많은 개인의 선의에 기반을 둔, 적극적
한여름에 얼음물을 뒤집어쓰는 행위, 계절적으로 참 적절했다. 이게 11월에 시작됐다면 어땠을
기부 및 자선행위가 아이스버킷처럼 폭발할 여력은 충분한데 우리 사회가 그걸 이끌어내지 못
까. 누군가로부터 기부에 동참해달라는 요청을 소셜네트워크에서 공개적으로 받았을 때 사람
한다. 사회적 경제, 특히 기부문화와 관련해서는 대중을 끌어들이는 흡인력 강한 장치를 고민할
들은 어떤 감정을 갖게될까. 자신을 아는 그 많은 페이스북친구들 앞에서 사회적 존재감을 확인
시점이다. 재미있고, 쉽고, 감성을 자극하는. _손동영 소장
하는 계기가 되지는 않았을까. 누군가 철저히 기획하고, 방향을 의도한 것은 아니지만 그 성공
요인을 따져가다보면 사회적 경제 영역에서 참고할게 한둘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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